1. 한산, 이전 영화인 명량보다 5년 앞선 배경
2022년 7월 대한민국에서 개봉한 조선 시대 전쟁 사극입니다. 2014년에 개봉한 영화 <명량>의 후속작이자 시대적 배경이 전편 영화의 5년 전이며 임진왜란 시기에 성웅 이순신이 이끄는 조선 수군과 왜군이 치른 해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전편 영화와 동일하게 김한민 감독이 연출했고 배우로는 주인공 이순신 역의 박해일, 와키자카 야스하루 역의 변요한, 나대용 역의 박지환이 출연했습니다. 전편 영화와 이번 후속 작품에 주요 등장인물은 동일하지만 출연한 배우들은 거의 다 바뀌었습니다. 특히 전편 영화에서 이순신 역을 맡았던 최민식 배우 대신 이번 작품에서는 박해일 배우가 출연했습니다. 시대적 배경이 전편 영화보다 5년 앞서기 때문에 최민식 배우보다 조금 더 젊은 배우를 캐스팅한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는 2022년 제58회 대종상 영화제와 제43회 청룡영화제에서 여러 상을 받았습니다. 2022년 7월 29일 사극으로는 이례적으로 미국에서도 약 32개 상영관에서 개봉했습니다. 영화 관람객 평점 8.54를 받은 이 영화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조선 시대에 일어난 임진왜란 당시의 해전을 생생하게 스크린에 담았다는 면에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2. 의와 불의의 싸움
1592년 4월 일본군이 명나라로 진출하는 야망을 꿈꾸며 조선을 침략함에 따라 임진왜란이 발발했습니다. 조선은 연달아 지상 전투에서 패하여 큰 위기 상황이었기에 해전에서의 승리가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이순신의 수군에게 중요한 전투선인 거북선이 앞선 전투로 손상되어 출정할 수 없는 상태였고 조선 해군의 열세와 장수들의 의견 대립으로 이순신 장군의 고뇌가 깊었습니다. 영화의 주요 내용은 1592년 음력 7월 8일 한산도 앞바다에서 해전을 준비하며 조선 수군과 일본군의 전략 및 첩보 그리고 전쟁 상황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이순신 장군이 학익진 전략(학의 날개 모양으로 군선들을 배치하는 전략)을 세울 때 군선들의 위치를 정하는 장면에서 장수들을 잘 파악하고 있던 그의 리더십이 돋보입니다. 그리고 배우 박지환이 연기한 유격장 나대용이 개량한 거북선은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포로로 잡힌 일본군 장수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에 대해서 설명할 때 임진왜란은 나라와 나라의 전쟁이 아니라 ‘의’와 ‘불의’의 싸움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습니다. 그 후 그는 조선군으로 합류하는데 일본인임에도 불구하고 불의보다는 의를 택한 그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감독의 확장 버전인 <한산 리덕스(Hansan: Rising Dragon REDUX)>는 육지에서 민간인 의병들과 일본군의 전투 장면을 보여주어 이순신 장군이 말한 ‘의’에 대한 의미를 더욱 분명히 보여줍니다.
3. 이전 영화에 비해 향상된 점
전편 영화 <명량>에서 보였던 단점들이 대부분 개선되어 관계자들의 평가가 대체로 긍정적입니다. 우선 전편 영화에서 비판을 받았던 과도하게 슬픈 장면이 빠졌습니다. 영화는 이순신 장군이 얼마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 전투를 준비하는지에 대해 감정적으로 전개하지 않습니다. 오직 영화는 한산도 대첩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하며 해상 전투 장면을 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전투 준비 단계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전쟁 상황을 보여줍니다. 전편 영화와 다른 이순신의 모습도 인상적입니다. 전편 영화인 <명량>에서 최민식 배우가 연기한 이순신과는 달리 박해일 배우를 통해 보여준 이순신은 전투에서의 호전적인 장수의 이미지가 아니라 과묵하고 냉철한 지략가의 면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편 영화에서 대사가 명확하게 들리지 않은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일본어 대사뿐 아니라 조선군의 한국어 대사까지 자막으로 처리했습니다. 이는 해상 전투 장면에서 파도 소리와 대포 소리 같은 소음 속에서도 대사가 잘 전달되게 합니다. 이에 더불어 이순신의 활약과 임진왜란 당시의 해전 상황을 생생하게 스크린에 담아 호평을 받았습니다. 바다가 주요한 공간적 배경이지만 실제로 강릉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을 세트장으로 활용하여 촬영했고 물이 없는 공간에서 컴퓨터 그래픽으로 해상 전투 장면을 생생하게 구현해 냈습니다.
4. 한산도 대첩
한산도 대첩은 임진왜란 기간 중 이순신 장군이 조선 수군을 지휘하여 승리한 해상 전투 중 하나입니다. 임진왜란의 전쟁 상황을 바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전투이며 일본 수군이 먼저 공격해 온 해상 전투에서 조선 수군이 압도적으로 이긴 전투입니다. 해상에서 적군을 배로 포위하여 완벽히 이긴 전투 그리고 그 전략을 정교하게 보여준 경우는 세계사적으로 매우 드물기 때문에 군사학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전투입니다. 1592년 7월 7일 저녁 무렵 70여 척의 일본 군선이 정박 중인 견내량 주변이 협소하여 조선 수군은 넓은 한산도 근처로 적들을 유인하여 일본 군선 대부분을 수몰시켰습니다. 일본군은 반격 한 번 하지 못하고 40척이 넘는 군함이 격침되어 남은 군사 200~400명 정도가 배를 버리고 도망쳤으며 14척은 후퇴했습니다. 이틀 뒤 일본 수군의 다른 함대까지 격파당하여 결과적으로 총 100척 이상에 달하는 함대가 고작 사흘 만에 바다에 수장되었습니다. 그 후 일본 수군에 해상 전투 금지령이 선포되어 사실상 조선 수군이 남해의 제해권을 완전히 되찾게 되었습니다. 일본 수군의 연이은 패배는 일본이 임진왜란에서 패배한 주요한 원인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