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틴틴 벨기에 만화에 생기를 불어넣다
벨기에 만화 작가인 에르제의 만화 <땡땡의 모험>을 원작으로 미국에서 2011년에 개봉한 3D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감독은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부터 E.T., 쥐라기 공원 같은 다수의 흥행 작품들을 연출한 스티븐 스필버그입니다. 애니메이션 인물들의 목소리 연기는 주인공 틴틴 역의 제이미 벨, 이바노비치 사카린 역의 다니엘 크레이그, 하독 선장 역의 앤디 서키스, 인스펙터 톰슨 역의 사이먼 페그가 맡았습니다. 스필버그 버전의 신나고 화려한 모험 애니메이션 영화로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 모두가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73%, 네이버 영화 기자평론가 평점 7.13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2012년 제69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장편애니메이션상을 받았습니다. 유럽에 원작 만화의 팬들이 워낙 많고 유명한 감독인 스필버그 덕분에 초반에 흥행하는 듯했으나 흥행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최종 관객 수가 약 81만 명으로 흥행에 실패했습니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 틴틴이 보물선의 위치에 대한 단서를 찾았기 때문에 후속작이 나올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지만 흥행에 실패하여 후속작이 나오지는 않을 듯합니다.
2. 개성이 강한 등장인물들
에르제의 만화 <땡땡의 모험> 시리즈 중 <황금 집게발 달린 게>, <유니콘호의 비밀>, <라캄의 보물>을 영화 시나리오로 재구성한 작품입니다. 만화와 영화에서 주인공의 이름이 다른데 만화에서는 불어로 땡땡, 영화에서는 영어로 틴틴입니다. 그리고 주인공의 단짝인 강아지의 이름은 만화에서는 불어로 밀루, 영화에서는 스노위입니다. 주인공 이외에 영화의 주요 등장인물로 하독 선장과 이바노비치 사카린이 있습니다. 하독 선장은 과거 선장을 지낸 하독 가문의 유일한 후손이지만 알코올 중독자입니다. 하독 선장 가문과 원수인 과거 해적왕의 후손인 이바노비치 사카린은 하독 가문이 남겨놓은 비밀의 메시지를 알아내 보물을 찾으려는 인물입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틴틴은 기자이지만 굵직한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 같은 역할을 하는 인물입니다. 스노위는 틴틴에게 반려견이라기보다는 틴틴을 항상 도와주는 친구 역할을 합니다. 똑똑한 강아지 스노위가 틴틴이나 탐정보다 더 똑똑하게 문제를 해결해 주어 더욱 매력적인 신스틸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틴틴 못지않게 많은 분량을 가진 하독 선장과 이바노비치 사카린의 역할이 너무 독특해서 오히려 주인공 틴틴의 비중이 작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3. 화려한 제작진 스티븐 스필버그와 피터 잭슨
이 애니메이션 영화의 제작진이 너무 화려해 많은 관심을 모았는데 바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반지의 제왕 시리즈로 유명한 피터 잭슨이 제작자로 참여했기 때문입니다. 한 인터뷰에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원작 만화를 읽고 1983년에 영화로 만들 결심을 했으며 곧바로 만화가 에르제에게 연락하여 원작을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니 에르제는 흔쾌히 수락했다고 알린 바 있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그때쯤 원작 만화를 좋아하게 됐지만 피터 잭슨은 오래전부터 원작을 좋아하는 팬이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둘의 결합이 쉽게 이루어진 듯합니다. 192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오랫동안 연재된 땡땡의 모험 만화 시리즈의 분위기와 만화가의 정신을 영화로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서 영화로 구상하는 데만 5년이 걸린 데 반해 제작하는 기간은 겨우 한 달이 걸렸다고 합니다.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는 어린 관객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서 인지 결말을 쉽게 예상할 수 있으나 애니메이션 영상이 너무 훌륭하여 성인도 즐겁게 볼 수 있습니다.
4. 스티븐 스필버그의 3D 애니메이션
스티븐 스필버그는 위험한 장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화려한 모험 액션을 선보인 감독답게 인디아나 존스 같은 모험 영화를 애니메이션 영화로 옮겨 놓았습니다. 그는 애니메이션 등장인물의 행동이 라이브 액션 영화처럼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만들기 위해 모션 캡처 방식에서 더욱 발전된 3D 퍼포먼스 캡처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그리하여 등장인물들의 목소리를 낸 배우들은 단순히 성우처럼 목소리 연기만 한 것이 아니라 표정과 몸짓 연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 등장인물들의 동작이 매우 부드럽고 자연스러워 진정한 3D 애니메이션 영화란 무엇인지를 알게 합니다. 등장인물 중 특히 하독 선장의 목소리를 연기한 앤디 서키스는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 역할을 연기한 배우로 모션 캡처 연기를 잘하기로 유명한 만큼 이번 작품에서도 하독 선장의 표정 연기와 몸짓 연기가 가장 돋보입니다. 이 영화에서 라이브 액션 영화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볼거리를 보여주는 것은 고난도 액션입니다. 해상 전투 장면에서 큰 배 위에 좀 더 작은 배가 매달려 있는 장면 같은 경우 컴퓨터 그래픽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강점이 뚜렷이 보입니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성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