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안녕, 헤이즐의 원작은 인기 로맨스 소설
2012년에 출간된 암에 걸린 소녀에 관한 이야기인 미국의 장편 소설을 영화로 만든 작품입니다. 원작인 청소년 로맨스 소설은 출간된 후 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그 인기가 계속 유지되어 밀리언 셀러를 달성한 소설입니다. 2014년에 미국에서 개봉된 이 영화는 로맨스 드라마 장르로 감독은 조시 분이 맡았으며 주인공 헤이즐 역에는 쉐일린 우들리가 출연했고 헤이즐의 친구 어거스터스 역에는 안셀 엘고트가 출연했습니다. 미국에선 원작 소설 제목과 동일하게 영화 제목이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The Fault In Our Stars)>로 개봉되었으나 한국에서는 제목의 의미가 분명하지 않아서인지 영화 제목이 조금 더 로맨틱 장르처럼 ‘안녕,헤이즐’로 변경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제작비가 1200만 달러로 미국에서 촬영된 영화로는 의외로 낮은 예산으로 만들어졌으나 개봉한 첫 번째 주에 박스 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미국에서 1억 2천만 달러의 수익을 내며 크게 흥행했습니다. 로튼 토마토에서 토마토 미터 80%를 받으며 호평을 받았습니다.
2. 암과 희귀병을 앓는 등장인물들
주인공인 17세 소녀인 헤이즐 그레이스 랭커스터는 13세에 갑상선암 말기 진단을 받은 후 폐에 암이 전이되고 수술 부작용으로 목숨이 위험한 상태에 이르러 치료약을 찾지 못해 ‘팔란키포’라는 실험 약품의 임상 실험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다행히 이 약이 헤이즐에게 효과가 있어 17세가 될 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호흡을 보조하는 기구를 차고 다녀야만 숨을 쉴 수 있기에 항상 작은 산소통을 끌고 다니며 산소통에 연결된 호흡기 줄을 코에 넣고 생활합니다. 주인공인 헤이즐이 갑상선암 말기이고 폐까지 암이 전이됐지만 몇 년 더 살고 있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신기한데 그녀에게 효과를 보인 약인 팔란키포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약이라고 합니다. 헤이즐이 호감을 갖고 있는 훈남으로 묘사된 어거스터스 워터스는 골육종이라는 희귀암을 앓고 있습니다. 골육종으로 한쪽 다리를 절단했으며 의족을 하고 다닙니다. 매일 집에서 TV만 보고 다른 사람들과 어떤 친분도 쌓고 싶지 않은 헤이즐과는 다르게 어거스터스는 재치가 넘치고 농담을 즐겨합니다. 또한 안암을 앓아 시력을 잃어가는 친구 아이작과 항상 함께 다닙니다. 그리고 그는 교회 서포트 그룹에서 헤이즐을 처음 만난 순간부터 헤이즐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친근하게 말을 건넬 정도로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을 보입니다. 헤이즐과 친구로 등장하는 어거스터스와 아이작도 희귀한 암을 앓고 있어 완치될 가능성이 없어 보이기 때문에 가엽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자신의 병을 신경쓰지 않고 여자친구를 만들려고 노력하며 활기차게 생활하는 모습이 대단하게 여겨집니다.
3. 암환자에게 위안이 되는 비유들
영화의 영어 제목인 <The Fault In Our Stars>가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것은 유명한 영국 작가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비극 중 하나인 <줄리어스 시저>에 나오는 시저의 대사를 인용한 것입니다. The fault, dear Brutus, is not in our stars. But in ourselves, that we are underlings. (브루투스여, 잘못은 우리의 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노예 된 우리들 자신에게 있는 것이라네.) 이 대사에서 별은 운명을 비유한 것으로 영어 제목의 의미는 '잘못은 우리들이 한 것이 아니라 그저 운명일 뿐이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과 대부분의 인물들이 암에 걸린 십 대 청소년이나 20대 젊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치유하기 어려운 병으로 힘든 생활을 하는 젊은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는 문구를 제목으로 삼은 듯합니다. 또한 헤이즐의 친구이자 넘치는 재치로 그녀를 즐겁게 해주는 어거스터스가 간혹 하는 행동이 눈길을 끕니다. 그는 불을 붙이지 않은 담배를 자주 입에 물고 다니는데, 그는 이 행동에 대한 설명으로 ‘죽음을 상징하는 물건에 죽음의 힘을 주지 않는 상징적인 행동’이라고 비유하며 설명합니다. 이것은 불을 붙이지 않은 담배는 몸 안에 있는 암에 대한 작가의 은유라는 추측이 있습니다.
4. 죽음을 마주하는 젊은 암환자들의 의연함
주인공과 다른 등장인물에 대한 역할의 설정이 희귀 암 또는 말기암 환자들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는 내내 병으로 힘들어하는 모습보다는 병과 함께 살아가는 씩씩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하여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둡거나 침울한 분위기가 아니라 어려움을 극복하는 청춘 로맨스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합니다. 영화 초반부와 중반부에는 헤이즐과 어거스터스의 관계가 점점 가까운 사이로 발전되는 모습을 빠르게 보여주어 흥미롭게 볼 수 있으나 영화 후반부에 흐름이 약간 지루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감동적인 이야기이고 등장인물들이 앞으로 다가올 죽음에 대해 두려워하기보다는 의연하게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모습이 새롭고 놀랍게 느껴집니다.